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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게임 기획자와 시스템 기획(심재근)

[1. 개념잡기 - 4] 시스템 기획의 중요성

시스템 기획 기능 개발

 기능 개발을 할 때는 시스템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후 기능을 활용하는 시점이 되면, 개발된
시스템이 큰 힘을 발휘한다.

 특히 컨텐츠를 제작할 때 필요한 기능들을 시스템으로
구현해 두었다면,

 컨텐츠 제작에 드는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League of Legend(LOL)』에 등장하는

『이즈리얼』의 『정조준 일격(컨텐츠)』과

『징크스』의 『초강력 초토화 로켓(컨텐츠)』과

『애쉬』의  『마법의 수정화살(컨텐츠)』을 비교해 보자.

이 세 스킬은 『직선 투사체(시스템)』를 발사하는 스킬이며

세부 능력치는 다르지만, 기능은 거의 동일하다.

 직선 투사체 기능시스템적으로 개발한다는 것

 투사체의 종류, 투사체의 사거리, 투사체의 판정 등
시스템으로 개발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시스템을 개발한 뒤직선 투사체를 사용하는
스킬(컨텐츠)이 필요하면,

스킬 테이터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직선 투사체
기능을 사용
할 수 있다.

 그러고 나서 남은 스킬 별 특징들을 개발하면 스킬이
완성되게 된다.


 반면에, 직선 투사체 기능비시스템적으로 개발한다는 것

 스킬을 개발할 때마다 개발자에게 스킬을 설명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한번 개발해 본 기능을 다시 개발할 때 좀 더
수월하긴 하겠지만,

 시스템 개발을 해뒀다면 이미 개발된 기능을 사용하는 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 것이다.

 직선 투사체 기능에 대해 시스템 개발을 하게 되면

 챔피언의 직선 투사체 기능을 사용하는 스킬 하나
개발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이후에 직선 투사체 기능을 사용하는 스킬
계속 만들게 된다면,

 스킬 개발 비용은 거의 들지 않게 된다.

 『LOL』에는 직선 투사체 기능을 사용하는 스킬은 수십개가 넘는다.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일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시스템항상 컨텐츠 제작 비용을 절감
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

 컨텐츠 제작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할 때,
많은 기능들이 포함될수록,

시스템 개발 비용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기능들은 실제 컨텐츠를 제작할 때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시스템 개발을 위해 증가한 비용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괴 가능』이라는 기능을 포함하여,
『맵 오브젝트』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가정해보자.

 실시간으로 상태가 달라지는 『맵 오브젝트』
시스템에 포함시켜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
상당히 크다.

 하지만 개발을 마친 뒤에 실제 해당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게 되면,


 이 기능을 시스템에 포함시키기 위해 투자한
개발력은 의미가 없어진다.

 즉 시스템많은 기능을 가질수록, 개발 비용
또한 증가
하지만,

 개발된 기능들이 모두 사용되지는 않는다는 것
기억해야 한다.

 사용되지 않는 기능을 시스템에 많이 포함해 개발
하게 되면

 시스템 개발로 얻게 되는 이득이 그만큼 감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시스템을 추구하기 위해
너무 많은 기능을 개발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으며,

 개발된 시스템이 완벽할 것이라는 생각도 버리는 것이 좋다.

 

시스템 기능 편입과 관련한 조언

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장하다 보면

시스템이 불필요한 기능을 가지게 되고,

현재 필요한 기능 위주로 시스템의 가능성을 축소하면

추후에 필요한 기능이 시스템에 없을 수도 있다.

 시스템에 편입시킬 기능을 결정하는 것과 관련한
조언을 하자면,

 시스템 가능성이 넓어서 불필요한 기능
제공하는 쪽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확장성에 대해 특별히 고려되어 있지 않은 이상,

 시스템 개발이 일단 완료된 상태에서 기능 편입을 위해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반면에, 시스템에 있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
선택의 문제다.

 현실적으로는 불필요한 기능이 될 수도 있는
기능
들도 포함
시켜

 시스템의 가능성을 넓히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조언을 오·남용 하는 것당연히 금물이다.

 

시스템 기획의 중요성

단순히 경쟁하는 게임들이 많아져서 시스템 기획이 중요해진 것은 아니다.

높은 재활용성
이라는 시스템 기획의 특징으로 인해

경쟁의 치열함이 증폭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시스템재활용이 가능하고, 잘 만들어진 시스템의 경우에는
많은 게임에서 차용하거나 수정되어 사용된다.

이러한 시스템 차용과 개선의 극한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게임이 『World of Warcraft(WoW)』다.

 『WoW』는 그 이전에 존재했던 『MMORPG』에서 사용된
수많은 시스템들을 차용해서 수정했다.

 『WoW』가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다음에는 많은 『MMORPG』들
『WoW』의 시스템을 마치 표준처럼 사용했다.

이렇게 시스템들이 재사용되거나 차용되는 이유

시스템의 완성도가 경쟁 우위에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게임에 있는 시스템들을 철저히 분석한 뒤,

경쟁력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문제는 기능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시스템 기획의 방향을 잡는데 충분하지 않다.

 유저자신에게 친숙하다는이유만으로 시스템을
선호하기도 한다.

 참신한 시스템기능적으로 좀 더 낫더라도,
단지 유저가 낯설어 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

 많은 유저가 좋아한다고 반드시 좋은 시스템이라는
법은 없지만,

 더 낫다고 생각되는 참신한 시스템에 대해, 유저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게임의 시스템들을 검토할 때, 다양한
각도와 관점에서 검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시 말 해, 질과 양의 모든 측면에서 더 높은 수준의
시스템 기획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게임 시스템에 대해 더 높은 완성도가 요구되며,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고민하
고 생각해야 한다.

 

기획자와 시스템 기획

 시스템 기획은 어떤 개발 조직에 있더라도 한 번쯤은
맞닥뜨리게 되는 영역이다.

 신규 게임 개발 시, 게임을 처음부터 만들기 때문에
시스템 기획은 기초 작업으로 필히 진행된다.

 게임 개발 초창기에는 콘텐츠 기획은 필요 없으며,
우선 시스템부터 기획하게 된다.

 저자도 신규 개발 조직에서 처음부터 게임을 만들어
가면서 많은 시스템 기획을 했으며,

 시스템 기획을 토대로 게임의 기반이 만들어진 다음
본격적으로 콘텐츠 기획이 진행되었다.


 한 편 라이브 개발 조직에 속해 있다고 해서
시스템 기획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콘텐츠 없데이트를 할 때,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신규 시스템이 도입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신규 게임을 만들 때보다 자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스템 기획이 필요하다.

 저자는 라이브 개발 조직에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수차례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스토리텔링을 위한 시스템이나 소셜 시스템, 새로운
아이템 시스템 등의 많은 시스템이 기획되어 도입되었다.

 라이브 개발 조직에서의 신규 시스템게임 개선이나
변화를 위해 도입되거나,

 신규 콘텐츠의 도입 시 체계적인 제작과 관리를 위해
기획된다.

 이렇듯 어느 게임 개발 조직에 있더라도, 시스템 기획을
피해서는 기획자로서 발전하기가 어렵다.

 

시스템 기획의 거리감

 시스템 기획의 중요도가 증가하면서 좋은 시스템
기획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획 지망자들은 시스템 기획을
생소하고 어려운 영역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왜 이러한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인가?


 먼저 기획자들이 기획자를 지망하게 되는 동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게임에서 유저가 즐기는 영역은 시스템보다는 콘텐츠쪽이
좀 더 직접적이고 자극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저는 게임 시스템보다는 콘텐츠 위주로 소비하게
되어 있다.

 콘텐츠 제작이 갖는 매력, 즉 스토리텔링이나 설정놀이는
인간이 갖는 본질적 욕망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부터 게임 기획자가
되기를 원했다면,

 하고자 하는 기획자의 업무 영역이 콘텐츠 기획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이 시스템 기획에 대해 기획자들이 갖는
거리감의 근원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기획자가 되려는 동기뿐만 아니라 기획자가 되기
위한 준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기획자로서의 능력이 쌓이는 경로는 현업에서 경험을
쌓거나, 교육 기관에서 따로 교육을 받는 것도 있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정리된 생각들이 모이는 것을 통해
기획 능력이 성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게임에 대해 경험을 하는 것이 콘텐츠 위주인
것을 생각해보면,

 상대적으로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보면, 상대적으로
시스템에 대해 생각할 기회는 매우 적다.

 액션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의 액션이 어떻게
재생되는지,

 액션이 재생되는 데 어떤 기능들이 접목되어
있는지,

 관심을 가져본 경험이 있는가?

 시스템이 전면에 드러나는 게임을 하거나, 특별히
시스템에 대해 분석하면서 게임을 하지 않는 이상

 시스템을 제대로 인지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 게임을 즐기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 기획자로서의 능력이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시스템 기획에 대한 거리감도 문제지만,

 시스템 기획에는 반드시 개발자와의 협업이 동반된다는
점도 시스템 기획이 어렵게 느껴지는 큰 이유가 된다.

 퀘스트 작성이나 컨셉 설정과 같은 많은 콘텐츠 기획
업무들은

 기획자들의 작업만으로도 어느 정도 완결이 되는
것과는 달리,

 시스템 기획은 반드시 개발자가 시스템을 구현해줘야
의미가 있다.

 콘텐츠 기획서는 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무 기획자들이
보는 반면,

 시스템 기획서는 개발자가 보게 된다.

 일차적인 시스템 기획의 작성 목적은 필요한 게임의
기능들을 개발자가 잘 구현할 수 있도록,

 기능에 대한 설명을 체계적으로 작성하는데 있다.

 따라서 시스템 기획서의 성격은 콘텐츠 기획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예를 들어, 액션 게임의 '대시(Dash)'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개발자와 기획자가 대시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기획자는 '게임에 대시가 있다면 재미있는가?'에서 출발하는
재미에 대한 사고의 흐름을 가진다면,

 개발자는 '대시를 할 때 물리(중력)가 적용되는가?'와 같은
기능 구현에 대한 사고의 흐름을 가진다.

 개발자는 시스템이 어떻게 게임에 적용될 지를
궁금해 한다.

 따라서 시스템 기획에는 개발자가 궁금해 하고 필요로
하는 내용,

 즉 기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콘텐츠 기획자 입장에서 개발자에게 설명을 할 기능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이를 개발자에게 설명하고 협업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시스템 기획을 함에 있어 개발자 출신
기획자들이 좀 더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스템이 논리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 시스템이 게임에 어우러져서 재미를 유발하는지,
유저에게 어떤 어필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비개발자 출신의 기획자들에게 시스템 기획의
영역이 확대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기능 명세를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도 시스템
기획이 끝났지만,

 이제 수많은 기존 시스템들을 분석하고, 이들에 대한
가치 판단과 결정을 내린 후에 기능 명세를 해야 한다.

 이런 부분은 개발자에 비해 전문 기획자들이 더 잘할 수
있는 것들로,

 기능 명세와 관련된 부분만 보충하고 연습한다면
비개발자 출신의 기획자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어쩌면 자신은 시스템 기획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시스템 기획에 대해 더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만약 처음부터 게임을 기획해야 한다면

 게임의 기반과 골격을 기획하는 작업인 시스템 기획을
반드시 해야 한다.

 콘텐츠 기획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만 사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면,

 매너리즘에 빠져 유저들이 금방 싫증을 내기 십상이다.

 


참고 및 출처

게임 기획자와 시스템 기획
국내도서
저자 : 심재근
출판 : 에이콘출판사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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