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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The Art of Game Design(Jesse Schell)

2장 - 게임 디자이너와 경험(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궁극적으로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 자체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느끼는

'경험'

이다.

 경험 없이는 게임은 의미를 상실한다.

 여기서의 '게임'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경험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적 부분에 해당한다.

시각적 - 보는 것
청각적 - 듣는 것
촉각적 - 만지는 것
행동적 - 행동 하는 것
사고적 - 생각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사용자의 경험(UX)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경험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경험은 타인과 완전한 공유가 불가능 하다.

같은 일을 경험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신만의 경험을 갖게 된다.

가장 쉽게 흘러들어가는 것이며,

 이것은 곧, 그 개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그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 말로, 게임 디자이너의 본질이자,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게임 디자이너는 수단이자 소재'게임'목적으로서 사용해선 안 된다.

 이해하고 해석하는 모든 방법을 통해 인간 경험의 본질을 알아내야 한다.

 

'게임'은 경험이 아니다.

게임은 경험하게 하지만(수단), 경험 그 자체(목적)는 아니다.

 게임 디자이너는 존재하는 것 처럼 보이게 하는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플레이어와 게임실제하지만, 거기서 비롯되는 경험허구이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는 그 허구(경험)의 질로 평가를 받는데,

 그 허구의 질이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만드는 것에는 다양한 매체의 제약과 한계가 존재한다.

지금의 게임 플레이 환경(간접 경험) 보다, 가상 현실(직접 경험)더 우월한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게임 디자이너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며 특정한 종류의 경험을 하게 되는
실질적, 추상적 요소들을 만들어 내는 방법밖에 없다.

예를 들어, 게임 규칙, 보드 게임의 판, 컴퓨터 프로그램 등

 그렇기에 게임을 디자인하며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그리고 만들어낸 게임을 다른 사람이 경험을 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그 경험은 공유할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 사람의 경험적 결과을 절대 볼 수 없다.

이것이 게임 디자인에서 경청하기가 필수인 이유다.

 

게임 디자인과 세 가지 학문

심리학

 심리학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답을 줄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아주 유용한 정보를 준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실험'현상주의 심리학의 '내관'을 활용해,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여기서의 '내관'이란, 경험이 발생할 때 스스로의 경험을 고찰해보는 행위를 말한다.

 게임 디자이너는 실제적 세상의 진정한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주관적 경험의 세계에서

진실로서 느껴지는 것

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인류학

 게임 디자이너의 흥미를 끌만한 분야는 '문화인류학'이다.

 문화인류학자는 연구 대상과 함께 살며,  그가 이해하고자
하는 세계의 사람들과 '일체화'하려고 한다.

 또한 문화와 관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연구 대상과 함께 살며 스스로를 내관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연구 대상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을 인류학의 결과물로부터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문화인류학자의 연구 방식플레이어를 연구 대상으로하여,

 그들을 인터뷰하고,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고, 그들과 함께 있음으로써,

 객관적 관점으로는 알 수 없었던 통찰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

 인간 경험을 연구하는 세 번째 중요한 학문은 당연히 디자인 분야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경험 법칙'이 인간 경험에 관한 쓸모있는 이론을 제시한다.

 다른 디자인 분야의 이론을 활용하려면 더 넓게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이 경험하고 즐길 것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배울 점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능한 한 최대한 다양한 문화에서, 모든 종류의 디자이너로부터
법칙과 예시를 끌어내야 한다.

 음악적인 게임이나, 문학적인 게임이나, 공학적인 게임이나, 각각의 디자인에서
만들 수 있는 게임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내관 : 위력, 위험, 그리고 연습

 세 분야에 모두 사용되는 도구인 '내관'에 집중할 차례다.

 타인의 경험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의 경험은
분명히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경험 뿐이다.

 스스로를 충실히 경청해 자신의 경험을 관찰하고, 평가하고,
묘사함으로써,

 해당 게임에서 어떤 것이 잘 안되고 왜 그런지를 빠르고 단호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 내관을 사용하는 데는 2가지 중요한 위험 요소가 있다.

위험 #1 : 내관은 현실을 잘못 판단하게 할 수 있다.

 자신에게 있어 개인적 경험에서 진실인 것처럼 보이는 경험이,
반드시 현실에서도 진실인 것이 아니다.

 즉, 진실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진짜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는 '현실에 관한 객관적 진실'이 아니라
'진짜인 것 처럼 느껴지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사람의 감성과 이성을 다룰 때는, 그리고 경험과 느낌을 이해하고자 할 때는,
내관이 엄청나게 강력하며 믿을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로서 우리는 이 첫 번째 위험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실이 어떻든, 디자이너는 플레이어가 경험할 UX를 '진짜인 것 처럼 느끼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경험의 품질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 스스로의 느낌과 본능을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위험 #2 : 내 경험에서 참인 것이 타인에게는 참이 아닐 수도 있다.

 내관의 두 번째 위험은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

 이는 '주관성의 위험'이라는 것으로, 많은 디자이너가 빠지는 함정이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만든다."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취향은 다양하다.

     가령, 그 취향이 마이너 하다면, 그런 취향의 사람의 수가
    적을 것이고, 투자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 혼자서 디자인하거나 개발할 수는 없다.

     팀원들이 각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바가 다르다면,
    합의하기가 매우 어렵다.
  • 디자이너와 완전히 다른 취향의 게임과 유저는 매우 많다.

"개인적 의견은 믿을 수 없다."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 모든 결정을 테스트를 통해 내릴 수 없다.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개발 초반에는 특히 그렇다.
    이때는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무엇이 좋고 나쁜지 개인적인
    의견으로 판단해야 한다.
  • 특이한 아이디어는 거부될 수도 있다.

     게임이 완전히 만들어지기 전까지, 테스터들이 특이한 아이디어를
    거부할 수도 있다. 가치 판단이 이루어지려면 해당 요소가 완성돼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아이디어의 가치 판단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신뢰하지 않으면,
    제시되었던 좋은 의견이 아깝게 사장될 수도 있다.
  • 플레이 테스트는 항상, 자주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게임 디자인의 결정은 매일 내려야 한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
    가 개발 환경에서는 항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테스트를 통해
    결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위험의 극복과 회피

 이러한 위험들을 극단적 한계에 이르지 않고 피해가는 방법은 바로

경청하기

이다.

 게임 디자인을 위해 내관하려면, 서는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경청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경험을 관찰하고, 타인의 경험을 관찰하고, 자신을 타인의
위치에 대입해 봄으로써,

 자신의 경험이 타인과 어떻게 다른지 파악 하게 된다.

 이러한 차이를 명확하게 알면, 자신을 유저의 위치에 두고, 유저가
어떤 경험을 좋아할지 싫어할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연습과 수련을 해야 하는 민감한 기술이지만, 수련을 거듭하면
기술은 향상될 것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분석하라.

 디자이너가 해야하는 일 중의 하나다.

 게임을 할 때 느끼게 하는 과정은 무엇이고, 생각하게 하는 것
무엇이며, 행동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분석을 명확하게 진술 할 수 있어야 하며, 언어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느낌은 추상적이지만 글과 그림은 구체적이며, 이 구체적 매개체로 자신의
게임이 만들어 낼 경험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은 자신의 게임을 디자인하고 플레이하는 데 사용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플레이 할 때도 적용해야 한다.

 사실은 자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이렇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의 경험을 많이 분석할수록, 자신의 게임이 만들어낼 경험이 어떤 것인지
더 명확하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다.

 

하이젠 베르크 원리와 UX의 상관관계

 관찰하는 행위 자체도 경험의 일부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고 관찰하는 일이 가능할까?

영화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관찰(관찰)하려고 하면(경험에 간섭),

그 즐거움(경험의 본질)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성 마비' 혹은 '하이젠 베르크 원리'라고 한다.

경험의 본질은, 그 본질적 경험 자체에 간섭하지 않고서는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억 분석하기

 의도적으로 게임 중에는 분석을 피하고, 플레이를 마친 후에 분석하는 것 방법.

 경험이 일어나는 와중에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분석에 할애하는 우리 정신의 일부가 보통은 경험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험의 기억을 분석하는 일은 동시에 처리하는 것 보다 훨씬 쉽다.

 기억은 불완전하지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이렇게 기억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경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분석
하려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두 번 수행하기

경험을 두 번 반추하면서 기억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우선 아무 것도 분석하지 않고 그 경험을 반추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한번 되돌아가서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을
분석하며 필요하면 잠시 멈추고 기록을 하기도 한다.

 첫 번째 회상에서는 아무 것에도 영향 받지 않는 깨끗한 기억을 되살려두고,
두 번째로 회상하면서는 어떻게 느꼈는지, 왜 그런지 등을 멈추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몰래 엿보기

경험하는 동안 간단하고 빠르게 판단(분석)을 하는 방법.
(본 블로거는 이를 '스타카토' 방법이라고 하고 싶다.)

 이 방법의 경우 경험에 손상을 주지 않고 관찰이 가능하다.

 하지만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비유하자면, 공공장소에서 어떤 사람을 잠깐씩 힐끗힐끗 보는 느낌이다.

 그렇게 본다면 그 사람은 누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챌 수 없을  것이다.

 경험 도중 아주 잠깐 동안, 재미있는지를 생각하고, 재미있다면 '그렇다',
재미 없다면 그'렇지 않다'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분석을 멈추고 경험을 계속해며 다음에 다시 판단하기 전까지는
계속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아주 짧은 시간동안 현재의 경험 상태를 가치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조용히 관찰하기

경험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방법.

 하지만 욕심대로라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진짜 관찰자와 다른 점은 자신의 생각을 모두 들을 수 있고, 자신의
느낌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면, 마치 두 개의 마음이 존재하여,
하나는 경험에 집중해서 움직이고,
다른 하나는 조용히 그 마음을 관찰하는 것 같이 된다.

 

경험의 정수

 그렇다면 '경험'과 '관찰'에 관한 개념들이 과연 정말
게임 디자인에 쓸모가 있는 것일까?

예를 들어, 눈싸움 게임을 만든다고 할 때,

진짜 눈 싸움의 경험을 분석하는 일이, 눈싸움 게임을 만드는 것과 상관이 있을까?

실제적 세계와 현실의 사람과 눈이 있지 않는 한, 진짜 눈싸움의 경험을 복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실제적 진실과 사실은 게임 디자이너와
크게 상관이 없다.

 따라서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실제 경험을 완벽하게 재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게임에 필요한 경험의 핵심을 짚어내는 일이다.

 그렇다면 '경험의 정수'라는 것은, 모든 의미있는 경험은 그것을
규정하고, 특별하게 하는 핵심적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경험을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어떤 핵심적 요소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싸움을 했던 기억을 술자리서 돌이켜 본다고 가정하자.

"누가 눈덩이에 누가 짱돌을 넣어서 엄청 웃겼지 ㅋㅋㅋㅋ 진짜 레전드였는데 ㅋㅋㅋㅋ"

와 같은 것이 '경험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게임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목표는 만들려는 경험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를 알아내어,

 그것을 게임 디자인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게임 플레이어가 그 핵심 요소를 경험하게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게임에서 전달하는 경험의 정수는 실제 경험과는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싸음을 하던 도중에 '너무 추웠다.'는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비디오 게임이라면, 아마 서리가 낀 듯한 그래픽을 모니터에 출력해 줄 것이다.

 캐릭터는 김을 뿜을 것이고, 드러난 신체부위는 빨갛게 얼어 덜덜 떨고 있을 것이다.

 매서운 바람 소리 같은 것도 그러한 경험을 느끼게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추위가 정말 중요한 UX라면, 게임 규칙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장갑을 낀 플레이어의 차가움 수치와, 끼지 않은 플레이어의 차가움 수치의

 증가 속도를 다르게 하여, 차가움 수치가 가득 차게 되면

 눈뭉치를 만드는 속도를 느려지도록 할 수 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더라도, 게임 규칙으로 게임의 일부분인

 '추위'라는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

 

렌즈 #1: 경험의 정수

 이 렌즈는 플레이어의 경험에 대해 생각하는 렌즈다.

 · 어떤 경험을 플레이어가 느끼게 하고 싶은가?
 · 그 경험의 정수(핵심)은 무엇인가?
 · 게임은 어떻게 그 정수를 포착하는가?

 만들고 싶은 경험과 실제로 만들고 있는 경험의 차이가 크다면 게임을 바꿔야 한다.
주고 싶은 경험의 정수(핵심)를 명확하게 서술하고, 그 정수를 게임에 주입시키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