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주된 정신 능력은 4가지가
있다.
- 모델링
- 집중
- 상상
- 감정 이입
이것 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모든 플레이어의 잠재 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우선 순위를 살펴보도록 하자.
모델링
현실은 매우 복잡하다. 우리의 마음은 현실을 단순화하여
겨우 알아볼 수 있게끔 만든다.
이에 상응하여, 우리의 마음은 현실 자체를 다루는 대신 현실을
'모델화'한다.
모델링은 우리의 인식 아래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대개
이것을 알아채지 못 한다.
인식이란 우리 내부 경험이 현실이라는 환상이며,
실제로는 우리가 결코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의 불완전한
시뮬레이션일 뿐이다.
이 환상은 아주 정교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내적 시뮬레이션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착시 효과가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된다.
아주 작은 모공이나 피지같은 작은 것들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있지만,
보통 이걸 반드시 꼭 인식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
모델링에 속하지 않는다.
엄밀하고 엄격하게 따지면, 이는 우리가 아는 인간의 모습과는
괴리가 크다.
하지만 찰리 브라운을 사람으로써 인식하는 것, 이것이
뇌가 사물을 모델링 하는 방식에 대한 단서다.
찰리 브라운은 우리가 아는 누구와도 닮지 않았음에도, 우리
내부의 모델링과 일치하기 때문에 사람처럼 보인다.
뇌는 현실의 복잡성을 낮추어, 저장하고 생각하고 조작하기 쉬운
단순한 정신의 모델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일을 한다.
물체를 볼 때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 관계, 위험과 보상 측정,
결정 행위 등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
우리 마음은 복잡한 상황을 보면 내적으로 다룰 수 있을 만큼
간단한 규칙이나 관계로 요약하려 한다.
찰리 브라운과 같이 간단한 규칙이 있는 게임 역시, 우리가
쉽게 흡수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미리 소화된 모델링이다.
때문에 게임 디자이너는 이 정신 모델링을 신경 써야만 한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려고 노는 것도, 현실의 많은 복잡성에서
탈출했기 때문에, 실생활보다 두뇌가 적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틱택토'같은 추상화된 전략 게임은 완전히 날것의 모델링에
가깝다.
컴퓨터 RPG 같은 게임들은 단순한 모델링에, 여러 요소를
추가하여 모델링을 한층 더 풍부하게 소화하도록 한다.
게임의 규칙이 뭔지 알기도 어렵고, 성취하기는 더 어렵고,
잘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는 현실세계와는 다르다.
게임은 단순화된 모델링을 소화하고 실험하는 연습을 제공해
현실 세계처럼 복잡한 것도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해준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험과 생각이 모두 현실이 아닌 '모델링'
이라는 것이다.
현실은 우리의 이해와지식을 벗어난다. 우리가 이해 하는 것은
현실의 작은 모델링일 뿐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환상일 뿐이지만, 이 환상이 우리가
아는 현실의 전부이기도 하다.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다면, 현실처럼 느껴지거나 현실보다도
더 현실같은 경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집중
두뇌가 현실을 이해하는 핵심적 기술 중 하나는 주의를 선택적으로
집중하여 어떤 것은 무시하고 다른 것에 정신적 능력을 쏟는 것이다.
칵테일 파티 효과
여러 소리가 들리러라도, 하나의 소리만 집중한다면,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 현상이다.
매 순간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는 잠재의식의 욕구와 의식적 의지가
합쳐져서 결정된다.
게임을 만들 때는 플레이어의 집중을 최대한 길고 깊게 이끌어낼 정도로
재미있는 경험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집중과 재미, 즐거움이 유지되는 이 상태를 '플로우(flow) 상태'라고 부른다.
플로우는 "행위에 있어서 고차원의 즐거움과 만족을 동반한 완전하고
정력적인 집중"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길 때 주고 싶은 감정이 바로 이것이기에, 게임 디자이너는
플로우를 잘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플레이어를 플로우 상태로 빠뜨리는 행위를 만드는 핵심 요소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 명확한 목표
목표가 명확하면 임주에 좀 더 집중하기가 쉽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현재의 행동이 유용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임무에 '빠져들지' 못한다. - 산만함의 금지
산만함은 임무에서 집중을 뺏어간다.
집중이 없다면, 플로우 상태에 진입할 수 없다. - 즉각적 피드백
행위를 할 때마다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 알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면,
금새 주의가 흩어지고 임무에 대한 집중을 잃을 것이다.
피드백이 즉각적이면 좀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다. - 지속적인 도전
도전은, 달성 가능한 도전이어야만 한다.
우리가 달성이 불가능할 거라 생각하기 시작하면 좌절을 느끼고,
마음은 좀 더 보상이 있을 법한 행위를 찾게 된다.
반대로 도전이 너무 쉽다면 지루함을 느끼고,
마음은 좀 더 보상이 있을 만한 행위를 찾게 된다.
플로우 상태는 도전 과제의 지루함과 좌절감 사이의 좁은 영역 안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루함과 좌절감은 마음이 다른 활동으로 집중을 돌리게 하는
불쾌함의 양 극단이기 때문이다.
칙첸트미하이는 이를 두고 '플로우 채널'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플레이어의 실력 수준이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따라서 플로우 채널에 플레이어가 머물도록 하는 것이 섬세한
밸런싱임을 알 수 있다.
플레이어의 실력이 좋아지면, 그에 걸맞는 도전을 제공해야 한다.
전통적 게임에서 이 도전은, 보통 더 어려운 상대를 찾는 것이다.
비디오 게임에서는 점점 도전적이 되는 연속적인 레벨이 이것을 제공한다.
많은 디자이너가 플로우 채널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며,
채널을 올라가는 어떤 방법이 다른 것보다 좋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방법이 다음과 같은 그림의, 채널을 곧게 올라가는
이상적 플레이어 플로우의 모습이라면,
게임이 좌절감이나 지루함으로 끝나버리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좋다.
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그래프이며, 실제 플레이어의 플로우 그래프는
다음 그림과 같다.
플레이어에겐 이 편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다.
도전이 어려워지면, 그 보상으로 더 강력해져서 잠시 동안 도전이
쉬워지는 반복적 순환 구조의 양상을 띠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난이도(도전)은 다시 높아지며, 이를 통해 보상을
얻으며 실력이 늘어 게임이 쉬워질 것이고(실력), 난이도는 다시
증가한다.
이러한 '긴장과 이완'의 반복 순환은 디자인에서 계속 되풀이된다.
마치 인간 본연의 즐거움처럼, 너무 큰 긴장은 플레이어를 지치게 하고,
과한 이완은 플레이어를 지루하게 만든다.
이 둘 사이를 오가면서 플레이어가 동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유지
하도록 하면, 흥분과 이완을 모두 즐기게 되고,
이 진동이 다양성과 예츨에 대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렌즈 #18 : 플로우
무엇이 플레이어를 집중하게 하는지 생각하라.
· 이 게임의 목표는 명확한가? 아니라면, 어떻게 고칠 수 있는가?
· 플레이어의 목표는 내가 의도한 목표와 일치하는가?
· 플레이어가 목표를 잊게 만드는 산만한 부분이 게임에 있는가?
· 있다면 이 산만함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혹은 게임의 목표와 부합시킬 수 있는가?
· 게임이 긴장과 이완의 반복적인 흐름을 제공하는가?
· 의도한 대로 플레이어의 실력이 증가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플레이어가 당신의 게임을 하다가 플로우에 빠진 걸
알아차리면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아 결정적 순간을 보면서, 그들이 플로우 채널에서 빠져나오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아야, 다음 프로토타입에서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
마지막 주의사항
자신에게도 플로우의 렌즈를 적용시켜라.
디자이너로서 대부분의 일은 플로우 상태에서 하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디자인 시간으 체계화해 가능한 한 자주 이 특별한 정신 상태에
들도록 하라.
감정 이입
인간은 자신을 다른 것에 투영하는 능력이 있다.
이때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낀다.
이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능력의 하나이며, 게임 플레이의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두뇌는 정신 모델링을 이용해 감정이입과 공감을 한다.
우리는 다른 것에 감정 이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모델링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은 대개 문제 해결이라 할 수 있고, 감정 이입은 문제 해결의
좋은 도구다.
게임에서도 감정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모든 문제
해결 능력을 캐릭터에 투영하고, 비상호작용 매체에서 불가능한
방식으로 직접 그들이 될 수 있다.
추후 18장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상상
상상은 게임을 플레이어에게 넣음으로써 플레이어를
게임 안에 넣는다.
공백을 매우는 이 능력은 게임 디자인과 매우 관계가 깊다.
우리가 모든 세부사항을 제공하지 않아도, 플레이어가 알아서 나머지를
메울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고, 무엇을 그들의 상상에 맡길지가 어려운
부분이다.
상상은 2가지 주요한 특성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의사소통이며, 두 번째는 문제 해결이다.
게임에선 두 특성 모두 중요하기에 게임 디자이너는 플레이어의
상상을 스토리텔링의 동반자로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는 데 활용하는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즉,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스토리텔링과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라.
동기
두뇌가 이런 능력을 쓰고 싶게 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유명한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가 이와 연관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하위 욕구가 충족될 때까지는 더 상위 욕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물론 절대적 진리에는 상당히 거리가 있지만,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동기를 논하는 데는 충분히 유용한 도구다.
게임의 여러가지 행위에 대해, 이 위계의 어디에 속할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흥미롭다.
많은 게임의 행위들은 4단계인 '자기 존중'에 있는 성취와 지배에
관한 것들이다.
아무튼 저 5가지 욕구 위계를 모두 사용하여 게임의 행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렌즈 #19 : 욕구
게임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인간의 어떤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지를 생각하라.
· 매슬로우의 위계 구조의 어떤 단계에서 이 게임이 동작할 것인가?
· 게임이 지금보다 더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게임이 현재 동작하는 욕구 수준에서 더 잘 충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게임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인간의 모든 행위는 어떻게든 이런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함으로 귀결된다.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가 자신을 더 잘 느끼게 된다거나,
친구들을 더 잘 알게되리라 기대했는데,
게임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 한다면, 플레이어는
그런 것이 가능한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것이다.
평가
매슬로우의 위계 구조에서 4단계인 '자기 존중'은 게임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모든 이에게 가장 흔한 욕구는 인정받을 욕구다.
우리에겐 잘 해나가고 있는지 알고 싶은 깊은 내적 욕구가
존재하며, 그렇다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자신의 평가로 불행을 느낀다면, 호의적 평가를 받을 때까지
노력을 한다.
게임이 객관적 평가에 대한 훌륭한 시스템이라는 점은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다.
렌즈 #20 : 평가의 렌즈
자신의 게임이 플레이어를 잘 평가하도록 하라.
· 플레이어의 무엇을 평가하는가?
· 평가를 어떻게 전달하는가?
· 플레이어가 공정한 평가라고 느끼는가?
· 플레이어가 평가에 신경쓰는가?
· 평가로 인해 플레이어가 더 나아지고 싶어 하는가?